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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대학뉴스

[사설] 평신도 대학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사설
평신도 대학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성공회신문 6월 22일자 제798호)


   지난 해 우리는 교회진단이라는 과정을 거쳤다. 3개 교구와 다수의 교회들이 마치 건강검진을 하듯이 교회를 진단하고 진로를 모색하는 소위 ‘컨설팅’을 한 셈이다. 이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하고 교회들을 방문하여 인터뷰와 자료조사를 수행한 박문수 박사는 대한성공회의 현주소는 ‘위기’ 상황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렸다.

   개신교회는 이미 성장세가 정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천주교회는 미약하나 마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한국 기독교의 전체적인 추세에서 대한성공회의 존재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 십 년간 답보 상태에 있다는 것은 큰위기라 아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의 규모가 작은 것이 신학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신앙공동체 안에 어떤 활력을 가지고 있으며 확장성을 지니고 있는가하는 문제를 보았을 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가 없다. 그야말로 친숙한 사람들만이 모이는 ‘당신들의 천국’이 되어버려 고립화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앙 공동체의 영적인 활력을 위해서 기도와 봉사와 선교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새로운 각성과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평신도 대학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평신도 사역자 양성과정으로서 창설되었다. 선교 123년 동안 우리 교회가 가장 활발하게 선교활동을 하고 성장했던 시기는 세실 쿠퍼 주교의 재임 기간이었다.

   당시에 성직자 수는 교회와 교인들 숫자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빈교회를 지키고 헌신적으로 교회 사목을 도왔던 평신도 사역자들이 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성직자 무용론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교회의 메카니즘이 평신도 사역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직자는 성직자대로 역할이 있고 이를 도와서 평신도 그룹 속에서, 세상 속에서 역할을 수행해줄 평신도 협조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간 제법 성장했던 교회들을 보면 역량있고 덕망있는 성직자들의 사목이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돕고 가능하게 만들었던 배경에는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평신도 지도자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같이 교우들 사이에서 투표로 선출되는 교회위원제도는 자체로서 훌륭한 민주적인 과정을 담지하고있긴 하지만, 이들의 훈련과 교육이라는 중요한 과정은 생략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평신도 사역자의 양성 과정은 현재의 우리 교회 구조 속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평신도대학은 대한성공회가 봉착하고있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중요한 기제가 될 것이며 이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기도하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